622km 한반도종단마라톤 도전 준비 2
622km 한반도종단마라톤 도전 준비 2.
구정 연휴를 이용해 2월 5일 해남에서부터 충주까지 전에 돌아보지 못한 380여km 길을 답사에 나섰다. 2년 전 대회 코스자료를 보면서 길을 찾아 달리는데, 군데군데 헷갈리는 길들이 자주 등장한다. 길을 넓히거나 다른 새 길들을 만들어 놓으니, 올 대회 때는 빠른 신길일지 구불구불한 구길 그대로일지 판단하기에 난감한 곳이 많다. 예전에는 별 관심없이 무심히 다녀서인지 크게 못 느꼈지만, 저번에 이어 이번에도 길을 찾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바라보니, 도로며 택지개발 등으로 그야말로 전 국토가 공사장화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온통 속도와 편리주의, 지역이기주의, 개발지상주의에 빠져 전 국토가 흉물스럽게 유린당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흉측해진 국토에 대해서는 아파하거나 관심도 없고, 조금 빨라진 길에만 관심을 갖는 듯하다. 그러니 온 나라가 내 자식 이외의 아이들 키우는 것보다도 자동차 키우기에 더 열을 올리고 관심을 갖는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불과 2년 전 자료인데도 새로 생긴 길들이 너무 많다는 건 빠른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너무 근시안적으로 속전속결의 졸속 공사를 해 놓고 몇 년도 안 되어 옆에 또 새 길을 내는 경우들이 태반인 것 같다. 그야말로 빨리빨리주의의 심각한 노폐물들일 것이다. 또 자료에 나와 있는 주유소나 식당이 폐업했거나 명칭이 바뀐 곳이 많았다. 이런 변화무쌍함도 초고속 성장제일주의 부산물일 것이다. 그 결과는 자살율 세계 1위,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1위라는 뻑가는 1위들이다.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아직도 구정 연휴 뒤끝인데다가, 광주, 전주, 대전, 청주 등 대도시의 중앙을 관통하며 달리려다보니 많이 헷갈리고 길도 막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밤 8시가 다 되어서야 목적지인 충북 음성의 380km 지점에 도착했다. 직접 운전하면서 길을 찾으려다보니 여기저기 헷갈리는 안심할 수 없는 답사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