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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 일기

초보 철근공

초보 철근공
  처음 이 현장에 올 때는 아무 기술이 없으니 잡부나 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소장님 배려로 철근 일을 하게 됐다. 그래야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도 있고,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철근 일을 해보면 건축 전체를 이해하는데도 빠르단다. 또 철근 일이 목수일 보다는 덜 힘들고 배우기도 쉽단다.

 
  그렇게 철근 일을 시작하긴 했는데, 경험 없는 내겐 적응하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알려준 길이대로 자르고 나르는 거야 할 수 있지만, 가공(철근을 배치하고 결속선으로 엮는 것)은 몰라서 능동적으로 할 수 없으니 할 일을 못 찾고 헤맬 때가 많다. 양쪽에서 철근을 들고 결속을 해야 하는 작업에서는 갈구리 작업 속도가 느려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니 항상 쫓기는 기분이다. 8m나 되는 장철근은 앞뒤로 둘이서 메야 한다. 얼킨 철근을 힘들게 빼내는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상대의 손가락을 깨지게 할 수도 있다. 무거운 철근을 각각 양 끝 1.5m 지점에서 메고 출렁출렁 리듬을 탈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서둘거나 눈치 없이 굴면 서로 위험하고 힘들기 때문에 배제되기 쉽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단시일 내에 다 익히고 능숙해질 수도 없고, 책임지고 나를 이끌어 줄 사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또 이 현장에서는 나의 역할이나 이미지가 굳어져 버렸으니 쉽게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때론 답답하고 착잡하더라도 이런 시기도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견뎌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엔 접근 방법도 달리해보고 야무지게 내 포지션을 확보해야 할 것 같다. 그러려면 실력이 갖춰져야 하는데...

 

 

철근 용어(요즘도 철근 용어는 대부분 일본말로 통용 됨) 

 

낑         - 철근
요꼬낑   - 벽체의 가로근, 후낑이라고도 함
다데낑   - 벽체의 세로근, 후낑이라고도 함
우와낑   - 슬래브의 상부근
시다낑   - 슬래브의 하부근
스페이샤 - (콘크리트 스페이샤)-하부근 받침대.

               (플라스틱 스페이샤)-상부근 받침대.

               (도넛형 스페이샤)-벽체 간격 유지용.
우마     - 철근을 바닥에서 높게 띄워 고정하기위해 ⎍자로 구부려서 받치는 철근
하바도매 - 철근 간의 간격 유지를 위해 ㄷ자를 구부린 철근
후프     - 기둥 철근을 감싸기 위해 ㅁ자로 구부린 철근
스트럽   - 보를 감싸기 위해 Π 자로 구부린 철근
사시낑   - 후시공 작업을 위해 연결부에 노출시키는 철근
족싱     - 짧고 곳은 철근
기리바시 - 자투리 철근
기리발이 - 버팀대, 지지대
오리마게낑 - 구부린 철근
훅        - 접어서 굽혀진 부분         
헌치      - 매다는 철근
후팅      - 기초
가베      - 벽                    
하시라    - 기둥
하리      - 보  
덴바      - 상판 윗면    
하바      - 폭, 넓이                   
고바      - 옆면
고바 다대 - 옆 세우기
밴딩      - 철근 구부림             
오사마리  - 일 마무리
고오바이  - 물매, 경사
간죠      - 노임 계산
한도루    - 비아벤더                
아오리    - 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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