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요 어제는 명색이 마라톤 자봉이란 걸 아주 우아하게 했뜨랫걸랑요.
하늘 쾌청허고 산들산들 똥개들 바람나기 좋은날,
잠실비익브릿지를 크로스하려니 한 마리 학이 되어 훨훨 날고 싶었답니다.
워쨌거나 자리를 잡고, 하니워러 따라놓고 님 오시기랄 지둘리는디,
한 무리의 흑백황의 용병들이 겅중겅중 달아난 뒤에 창원씨가 지나가데예.
그라고 강신각 선배님이 한방 박을 겨를 없이 바람처럼 또 획 허니 달아나는 거 있지요.
기뻤냐고요? 반가웠냐고요? 아뇨. 촉 나갔죠.
이건 멀쩡한 사람들을 아주 바보로 만들고 기죽이는 아주 고약한 악취미가 분명헐 거구만요.
빨리 뛰는 사람들은 사진 찍을 여유도 주지 않는 아주 인색하고 재미없는 사람들 같드라구요.
3시간 대 초반까지는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고 얼굴도 멀쩡해 보이는게.... 에이 깍쟁이들.
그란디 3시간 반 이후들은 오만상들을 쓰기 시작허는디.... 누가 그 멍청한 짓을 하라고 했냐구요.
그라고 4시간 이후들이 등장허는디, 그야말로 내 맘에 쏙 드는 사람들인 거 있죠.
얼굴엔 달관, 다리엔 평화, 세월아 네월아 놀멍쉬멍 걷다뛰다, 폼이야 저리가라 휘청휘청 어기여차.
얼마나 인간적이고 넉넉하고 평화로운, 디오게네스도 울고 갈 모습이더란 말인가?
마라톤은 엄두도 못 내고 귀경만 하는 사람들조차도 자신감을 갖게 하는 얼마나 정겨운 모습인가?
하여 나는 썹4 이전을 무시하는 사람들만의 모임을 만들어서 대장노릇 한번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4시간 이상 뛸 수 있는 넉넉한 사람들의 대회를 개최하고자 한다.
4시간 이전에 들어가는 사람은 무조건 실~격.
강신각 선배님은 참가자격도 안 줄꺼구만요.
지가 말은 이렇게 해도 열씨미 비밀훈련 하믄서, 신발에는 스카이퐁퐁 설치하고,
양 손에는 이카로스의 날개를 달고, 두어달 굶어서 몸무게 45, 웨스트 24의 미쓰코리아 빰치는 몸매로
강신각 선배 쫓아갈팅게 지둘러요.
박주홍 형님, 지가요 이 깜찍한 미녀분께 모월모시까지 강남지맹 가입 안하면
108때 27km 지점에서 자봉하다가 확 납치해버린다고 학실히 경고해 뒀시요.
워매, 착하고 든든한 아들.
이분요, 강남지맹에 겁나게 입성하고 싶어하는디
정해선 형님이 강한 라이벌 의식이 있어서 못 들어오게 길목을 막고 있더랑께요.
형님, 대망의 100회 축하 함쑤다.
재숙 언니, 여자를 너무 몰라. 그렇게 질질 끌고 댕겨갖고는 여자 절대 못 꼬시지비.
힘들어 하면 잔디밭에 눕혀놓고 다리도 좀 주물러 줘야하는거 아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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