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 보조로 새 일을 시작하며.
오늘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이 일은 심심풀이 장난삼아 한 두달 하다 말 생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면서도, 꿈과 희망을 안고 시도하는 전직(轉職)이다.
조금 고상하게 얘기하면 건축, 토목, 인테리어 목수의 조수 또는 잡부이고, 막말로 얘기하면 노가다 시다 노릇이다. '시다'도 보통 시다가 아닌 그야말로 대책없는 '쌩초보' 시다다.
이러한 막노동 잡부가 꿈과 희망의 전직이라니!
지천명을 앞둔 나이지만 많은 고민과 심사숙고 끝에, 적극적인 자세와 강한 도전정신을 살려 새로운 일을 하기로 했다. 오늘부터 일을 시작한다. 비록 막노동 잡부로 시작하지만, 길지 않은 세월에 이 분야에서 나의 탑을 쌓게 될거라 믿는다.
여지껏 살아오면서 이렇다할 성과물이나 별반 자랑거리가 없지만 아직도 나 자신을 믿는다. 나의 도전정신과 시들지 않는 다양한 관심, 열정들을 말이다. 머지않아 "막노동도 이토록 멋진 직업일 수도 있구나!" 하는걸 만들어 내고 싶다.
막노동 보조로 시작하는 새 삶에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은 빛이 비칠까 싶겠지만, 나만의 신념같은 믿음이 있다. 가장 무모하고 느릴 것 같은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걸......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라."는 말이 있다. 너무 막연한 얘기 같지만, 직접 부딪치고 몸으로 먼저 실천하라는 얘기다. 나에겐 모든 걸 벗어던지고 덤빌 수 있는 적극성과 긍정성이라는 보물이 있다. 그래서 나를 믿는다.
새로운 분야를 빨리 적응하고 이해하는 지름길은, 모든 체면과 가식을 벗어 던지고 근본과 핵심에 빨리 다다르려 하는 마음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빠른 시간 안에 변두리 컴플랙스를 없애고 나면, 스스로 일취월장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빨리 자고 일어나 새벽 일찍 공사 현장에 가야 한다. 내가 하는 일과, 내가 배워가는 과정의 얘기를 계속 올려, 실의에 빠져 있거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오정, 오륙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
'막노동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방식대로 만들어가는 길 (0) | 2010.12.21 |
---|---|
겉치레 문화와 건축 (0) | 2010.09.07 |
육체는 힘들어도 마음은 편해. (0) | 2010.09.01 |
3D보다 힘든 인간관계 (0) | 2010.08.05 |
막노동 그 첫날 (0) | 2010.07.29 |